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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야 보이는 나의 선물(오늘의 시와사람182)

    • 김병식 저
    • 시와사람
    • 2026년 0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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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56658483
    쪽수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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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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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첫 시집을 상재하는 김병식 시인의 소박하고 꾸밈없는 시를 읽어가노라면, 이웃 마을 회룡의 꽃향기 가득한 들판과 물장구치던 냇가의 풍경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한 걸음만 내디디면 닿을 듯한, 그러나 실상 먼 거리에 있는지도 모를 유년의 삼도 고향길에 우르르 쾅쾅 천둥소리가 들려올 듯하다. 짙은 향토애와 사모곡이 중심인 그의 서정시들은 이런 고향이 보내준 선물이자 이를 향한 가장 깊은 사랑의 기도다.”

    - 임동확(시인)

    목차

    [목 차]

    제1부 개구장이 시절

    개구쟁이 시절
    고삿장의 마지막 주인
    그리운 본량댁어머니
    소나기가 내리면
    명절의 그림자
    그윽한 햇차향
    내가 대나무숲이 되어 줄께요
    여보게 친구
    시절인연
    너는 내단짝 친구야
    보석같은 친구

    제2부 길


    마음
    파란 호수에 던진 마음
    여행
    청춘의 향기
    어느 봄날의 수채화
    내마음 지리산 되어
    한겨울 홍매화향기
    눈의 속삭임
    무등산의 봄

    제3부 당신으로 가득한 오늘

    당신으로 가득한 오늘
    그리워하리라
    사랑은 얼굴에 피어나요
    가장 먼 발걸음
    사랑은 봄비처럼
    우리 같이 밥 먹어요
    사랑이란
    첫눈처럼 찾아온 사람
    떠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편안한 인연
    발걸음
    그대가 없으면
    가랑비 사랑

    제4부 이제야 보이는 나의 선물

    이제야 보이는 나의 선물
    하나님 주신 선물 사랑이
    미래의 나
    보이는 것 너머
    마음의 꽃을 심어요
    얼굴의 지혜
    더덕향 친구
    인연의 흔적
    사랑과 우정사이
    경청호흡
    태곳적 사랑


    [본 문]

    개구쟁이 시절

     

    뒷동산 아지랑이 아롱거릴 때

    삐비 하나 꺾어 물고 배고픔 잊었네

    해 짧은 줄 모르고 뛰놀던 들판 위로

    보리피리 소리만 삐-- 울려 퍼졌지

    , 눈 감으면 잡힐 듯 그리운 내 고향

    딱지 한 장에 온 세상을 다 가졌던 날

    그리운 내 어린 날 가슴에 남아서

    오늘도 몽글몽글 피어오르네

    시냇가 물장구에 햇살은 부서지고

    꽁꽁 얼어붙은 논바닥 썰매 지치던 날

    방패연 실타래에 마음을 실어 보내면

    구름 너머 저 멀리 꿈이 가득했지

    밤하늘 수놓던 불깡통의 붉은 원

    이웃 마을 친구들과 맞붙은 불싸움

    찬 바람 속에서도 뜨겁던 우리들 우정

    구들장 위 고구마처럼 달콤했었지

    산과 들 개구쟁이 입김 모락 나던 곳

    참으로 즐거웠던 우리들의 그 시절

    그리운 내 고향

    ***

     

    고삿장의 마지막 주인

     

    어깨를 맞대던 담벼락 아래

    햇살은 예나 지금이나 고운데

    함께 웃던 친구들은

    바람 타고 먼 길을 떠났습니다.

    지나가는 길손을 멈춰 세우던

    그 시절 야외 사랑방 고삿장은

    이제 긴 그림자만 머물다 갑니다.

    시끌벅적하던 세상 이야기는

    할아버지의 깊은 주름 속에 잠기고

    텅 빈 고삿장엔

    옛 기억만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볕을 쨉니다.

    홀로 지키는 그 자리는

    차마 떠나지 못한 그리움의 터

    할아버지는 오늘도

    오지 않을 친구를 기다리며

    지나온 세월을 말없이 되새겨 보십니다.

    ***

     

    그리운 본량댁어머니

     

    유난히 시린 겨울 길목에 서서

    어머니 고단했던 삶을 그립니다

    세 살 적 잃어버린 엄마의 얼굴

    평생을 가슴에 묻고 사신 내 어머니

    그 외로움 아셔서 사랑만 주셨나요

    어머니, 본량댁 유성임 이름 석 자

    갈기갈기 찢겨진 아픈 가슴 안고도

    자식 위해 희생만 하신 내 어머니

    떠나신 뒤에야 그 사랑을 알았습니다

    눈물로 불러보는 이름, 본량댁 내 엄마

    스물한 살 꽃 같던 아들 보낸 날

    하늘이 무너지는 통곡의 세월을

    엄마는 어떻게 홀로 견디셨나요

    모진 바람 맞으며 살점이 깎여가도

    자식들의 거름 되어 버텨온 그 세월

    그 깊은 사랑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찬바람 부는데

    어머니 품속이 너무나 그리워

    허공에 대고 목놓아 외쳐봅니다

    보고 싶습니다, 본량댁 어머니

    천상에선 외할머니 품에 꼭 안겨서

    못다 받은 사랑 원 없이 받으세요

    이 자식은 오늘도 어머니를 부릅니다

    사랑합니다, 본량댁 내엄마....

    ***

     

    소나기가 내리면

     

    한여름 까만 먹구름 하늘 가득 덮어오면

    우르르 쾅쾅 천둥소리 작은 가슴 움츠려 들었지

    번쩍번쩍 번개 치면 나무 아래 숨어들 때

    “위험해, 빨리 나와!” 외치던 동네 형들

    장대비 퍼붓는 삼도고향길 맨발로 뛰어갈 때

    진흙탕 속 검정 고무신 자꾸만 벗겨졌네

    짚세기 끈으로 묶어 웅덩이를 건너뛰며

    어깨엔 꼴망태 메고 숨차게 달리던 길

    비에 젖은 머리칼엔 흙내음이 배어 있고

    처마 밑에 모여 앉아 도런도란 빗소리를 들었었지

    무섭던 천둥번개 소나기도 어느새 웃음이 되어

    까르르 번지던 그 시절 빗물 따라 흘러갔네

    아아 지금은 어디 있을까

    그 여름날의 작은 아이는

    삼도 고향 저 산등성이 검정 고무신 발자국

    아직도 남아 있을까

    아아 귀 기울여 들어보면 빗속에서 들려오네

    우르르 쾅쾅 천둥 너머

    동네 형들 웃음소리

     

    무서웠던 천둥소리

    이젠 그리운 노래 되어

    쓰담쓰담 빗소리 따라

    어린시절 찾아오네

    질퍽이던 소나기 길 미끄럽던 고무신도

    아득하게 멀어졌지만

    가슴엔 따스히 남았네

    세월 따라 흘러왔어도

    그 여름은 지워지질 않아

    빗물 냄새 스며들면

    나는 다시 그 아이가 되네

    ***

     

    명절의 그림자

     

    북적거리던 고향 골목길, 이젠 적막만 남았어도

    가슴속엔 그 시절 온기가 몽글몽글 피어납니다

    눈을 감으면 손에 잡힐 듯 선명한 풍경들

    눈을 뜨면 아스라이 흩어지는 꿈결 같은 명절입니다

    서릿발 하얀 머리 위로 바람이 속삭이네

    “모진 풍파 견뎌왔으니

    이제는 가볍게 가볍게 살라 하네

    정직하게 살아온 길, 후회는 없다 말해도

    명절의 그림자는 어찌 이리 길고도 시린지

    어른 노릇 하기보다 누군가의 그리움이 된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어려운 일인지

    강물 같은 세월 속에서 비로소 배웁니다

    세상은 낯설게 변하고 벗들의 얼굴 하나 둘 흩어져도

    내 마음은 여전히 그 옛날 설레던 고향 명절

    잠 못 드는 별빛 아래 홀로 깨어 있습니다

    저무는 노을처럼 평온함을 지팡이 삼아

    오늘도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갑니다

    그리움은 깊어지고, 그림자는 길어지네...

    ***

     

    그윽한 햇차향

     

    봄 이슬 번지는 찻잔 위에

    그대 숨결 같은 향이 피어나고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에도

    그리운 이름 가슴에 번지네

    살포시 스치는 푸른 바람

    온몸 가득 차오르는 맑은 향

    차 한 모금 깊이 삼켜보니

    세상 시름 잊은 채 구름 위를 걷네

    정성스레 우려낸 햇차 한 잔에

    가득한 그리움을 띄워 보냅니다

    아득히 멀어도 마음은 하나라

    차향 따라 그대에게 갈렵니다

    봄빛 고운 작은 찻잔 속에서

    보고픈 얼굴 피어나면

    은은하게 퍼지는 이 차향은

    바람따라 그대에게 전하는 내마음의 향기요

    새벽 이슬 머금은 어린 찻잎

    은은한 불기운에 곱게 익어가듯

    잔잔하게 피어오른 찻물 위로

    그대 생각 조용히 내려앉네

    맑은 바람 한 줄기 가슴을 스치고

    세상 마음 다독여 안으면

    오늘도 이 작은 찻잔 속에는

    다 마시지 못한 그리움이 흐르네

    ***

     

    내가 대나무숲이 되어 줄께요

     

    세상 소음이 너무 무거워

    고개 숙여 걷는 당신의 뒷모습을 보았죠

    어디로 가야 할지, 이 길이 맞는지

    숨 가쁘게 달려온 발걸음이 휘청일 때

    내가 당신의 대나무숲이 되어 줄게요

    아무도 듣지 못하게 가슴에만 묻어둔 말들

    바람에 흩날리는 댓잎 소리에 섞어

    하나도 남김없이 다 쏟아내도 괜찮아요

    그저 내가 다 들어줄게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켜켜이 쌓인 먼지 같은 마음의 고단함들

    억지로 웃음 짓지 않아도 괜찮아요

    내 앞에서는 그저 당신의 모습 그대로

    내가 당신의 대나무숲이 되어 줄게요

    아무도 듣지 못하게 가슴에만 묻어둔 말들

    바람에 흩날리는 댓잎 소리에 섞어

    하나도 남김없이 다 쏟아내도 괜찮아요

    그저 내가 다 들어줄게요

    차가운 비바람이 불어와도

    우린 서로의 뿌리를 단단히 맞대고

    이 긴 밤이 다 지나갈 때까지

    함께 있을게요

    지치고 힘들 때, 기억해 줘요

    언제나 푸른 빛으로 당신을 기다리는

    나의 숲, 나의 대나무숲

    ***

     

    여보게 친구

     

    기억나나 친구여, 삼도 회룡

    함성 높던 뒷동산과 신났던 얼덕보 물장구

    해맑은 웃음소리가

    색소폰 선율에 실려 오네

    어느덧 반백의 노신사 되어

    손주 재롱에 행복한 오늘

    우리 함께 도란도란 정답게

    남은 길을 걸어 보세나

    여보게 친구,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도

    자네와 내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라네

    푸르던 그날의 꿈이 가슴에 살았으니

    우리 마음만은 여전히 그대로라네

    고맙네 친구, 자네가 곁에 있어 참 좋은 인생일세

    참 좋은 인생일세...

    ***

     

    시절인연

     

    산들바람 꽃향기 따라 눈부신 봄이 오면

    연초록 들판 너머로 그대 모습 피어나고

    흩날리는 벚꽃잎들은 수줍은 고백이 되어

    햇살 아른대는 개울가 우리 사랑 시작됐지

    깊은 산의 새순처럼 설렌 가슴에 숨이 트이고

    맑은 그대 두 눈 속에 뭉게구름 머물렀네

    세상 모든 꽃과 바람 우리 위해 피어난 듯

    그 시절의 첫사랑은 봄빛처럼 눈부셔라

    사랑은 사계절 따라 강물처럼 흘러가고

    인연은 들꽃 향기 되어 마음에 머무는데

    봄과 여름 가을 지나 하얀 겨울이 와도

    그대는 언제나 내 마음의 계절이었네

    별빛 아래 함께 웃던 그 시절은

    긴 세월이 흘러가도 가슴속에 살아 있어

    잠시 스쳐 간 인연이라 해도

    우린 세상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었네

    짙푸르게 물든 숲길 매미 소리 울려 퍼지면

    은하수 흐르는 밤하늘 두 손 꼭 잡고 걸었지

    푸른 바다 물결처럼 뜨겁게 밀려오던

    우리들의 젊은 날은 태양처럼 빛났었네

    붉게 물든 산마루엔 저녁노을 깊어가고

    갈대숲 서글픈 바람에 그대 얼굴 흔들리네

    낙엽 지는 오솔길에 외로운 미소만 남긴 채

    우린 저무는 석양처럼 조용히 멀어져 갔지

    하얀 눈이 소리도 없이 온 세상을 덮어갈 때

    따뜻했던 그대 숨결은 눈꽃 되어 반짝이고

    얼어붙은 겨울 강물이 다시 봄을 기다리듯

    내 마음 깊은 곳에도 그리움은 살아 있네

     

    사랑은 계절 따라 다시 피고 또 지지만

    서로를 간절히 찾던 기억은 되살아나네

    푸른 숲과 붉은 노을 흰 눈 사이 어딘가에

    우리 사랑 아직도 바람 되어 머무는데

    자연의 숨결을 따라 흘러갔던 그 인연은

    내 생애 가장 찬란했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이었네 

    추천사

    김병식 시인의 첫 시집 『이제야 보이는 나의 선물』

     

    자연과 사람, 그리고 일상 속에서 마주한 작은 감동과 마음을 담은 삶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자연이 건네는 삶의 지혜와 사람과의 인연, 그리고 사랑의 소중함을 담아낸 그의 시는 담담하고 솔직한 언어로 우리의 마음을 조용히 이끈다.

     

    존재 자체를 오롯이 품어 안은 애정과 절절한 애틋함은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는 순수한 마음을 일깨워준다. 그의 시편은 짧고 소박하지만, 가만히 마음에 머무는 담백한 여운은 오래도록 되새겨 보게 하는 깊은 울림을 남긴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일상을 짓누르는 때,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쉬어가고 싶을 때 이 시집은 더없이 좋은 벗이 되어줄 것이다.

     

    화려한 수사 없이 담담하고 솔직한 언어로 마음을 이끄는 그의 시는 한 자 한 자 천천히 읽어 내려갈수록 오래 머물게 하는 힘이 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고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시 속에 고스란히 녹여냈기에, 읽고 또 읽는 순간마다 조용한 미소가 마음에 번진다.

     

    마치 시를 읽는 동안 사랑을 받고, 또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는 듯한 다정한 마음결이 펜과 종이 사이를 스치며 포근하게 전해진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을 담아낸 작품들인가.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듯, 우리의 삶은 결코 절망으로 끝나는 길이 아니라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시의 힘일 것이다.

     

    김병식 시인의 첫 시집 『이제야 보이는 나의 선물』이 자연과 사람, 인연과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따뜻한 성찰을 고스란히 품은 아름다운 시집으로 세상에 태어나기를 믿는다.

     

    야생화예술촌에서 시인 윤예주

    - 윤예주 (시인)

    ***

    따뜻한 고향의 품과 눈물겨운 모정이 숨 쉬는 시집

    김병식 시인의 시집 원고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나는 어느새 아련하고 그리운 시간 여행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시인은 ‘삐비 하나 꺾어 물고 배고픔 잊던’ 들판과 ‘진흙탕 속 검정 고무신 벗겨지던’ 소나깃길로 읽는 이의 손을 가만히 이끕니다. 보리피리 소리 울려 퍼지던 언덕, 꽁꽁 얼어붙은 논바닥 썰매, 밤하늘을 수놓던 쥐불놀이 불깡통…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활기찬 풍경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몽글몽글 피어오릅니다. 그 서정적인 문장들을 읽는 내내 곁에서 친근하게 다독여주는 따뜻한 고향 친구가 함께 서 있는 듯한 위안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시집의 진짜 울림은 그 따스함 너머에 있는 그리움의 깊이입니다. 특히 「그리운 본량댁 어머니」를 읽는 순간, 오랫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꾹 눌러놓았던 가슴 밑바닥에서 결국 참지 못하고 터져 나왔습니다. 세 살 적에 어머니를 잃고, 스물한 살 꽃 같은 아들을 먼 길로 먼저 보낸 슬픔 속에서도 자식들의 거름이 되어 버텨낸 어머니의 삶. ‘본량댁 유성임’이라는 존함 세 자에 새겨진 그 모진 세월과 숭고한 사랑은 가슴을 먹먹하게 감싸 안습니다.

    김병식 시인의 시는 화려한 교태를 부리지 않습니다. 대신 솔직하고 투명한 언어로 우리 각자의 가슴속 깊이 묻어둔 유년의 순수함과 어머니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일깨웁니다.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마음이 팍팍해진 모든 이들에게, 이 시집은 훈훈한 온기와 참된 위로를 전하는 귀한 선물이 되어줄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시집을 통해 잊고 지낸 고향의 품과 따스한 사랑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마음 깊이 소망합니다.

    “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오늘부터 내 이름으로 삽니다.”

    - 박경옥 (작가)

    출판사 서평

    축시 | 선배

    선배는 기도하는 사람이다.
    매일 기도한다.

    눈을 뜨면 두 손 모아 기도드리고,
    잠들기 전에도 기도한다.

    맛있는 음식이든
    한 끼를 채울 소박한 음식이든,
    먹을 수 있는 양식을 허락하신 그분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선배에게는
    성직자의 향기가 있다.

    나는 선배가
    기도하는 사람이라 좋다.

    하나님 말씀따라 살아가는 모습이
    늘 감동스럽다.

    주어진 삶의 범위 안에서
    감사하며 살아가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선배의 기도에는
    안정이 있고 평온이 있다.

    그 기도는 대나무숲이 되어
    맑은 바람을 일으키고,
    영혼을 맑게 한다.

    세상이 아름답다.
    그 기도 때문에.

    - 심미광 (시집 『영원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의 저자)

    ***

    축하의 글 | 시집 출간을 축하하며

    (삽화 하나)
    A: (우체국에서 보낸 안내문을 보면서) “세금을 내어야 책을 내어줄 수 있어요.”
    B: (열을 받아 붉은 얼굴과 높은 목청으로) “아니, 내가 무슨 책 수입 업자여요?
    그냥 논문 쓰려고 산 거라고요.”
    C: (둘의 대화를 듣고 있다가) “그냥 내어주셔요, 제가 책임을 질게요.”

    (삽화 둘)
    ‘그는 늘 창백한 얼굴이었다. 쉬는 시간이면 교실 책상에 이마를 대고 엎드려 있었다. 레슬링 종목의 양정모 선수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올림픽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땄다고 친구들이 들떠서 떠들어대던 그 날도 그러했다.’

    이 시집을 쓴 친구를 떠올릴 때면 바로 내게 다가오는 삽화입니다. 고교 때 2년 동안 한 반이었습니다. 헤어진 뒤 첫 삽화 장면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그때 학위 논문을 쓰려고 한꺼번에 외국에서 주문한 자료 20여 권을 북광주우체국에서 배달해 주지 않고 찾아오라고 해서 갔다가 창구의 직원과 언성을 높이고 있을 때 뒷자리에서 나와 말한 C가 바로 이 시집의 주인공입니다. 차분하고 나지막하게 말했습니다. 내 기억 속 그의 모습 그대로였어요. 두 번째 삽화에서처럼 늘 말이 없고 조용했고 선한 인상의 친구였습니다.

    세월이 또 흘러 그는 카카오톡에 글을 써 보내곤 했습니다. 주로 시 형식을 띤 글이었어요. 처음엔 직접 쓴 글인 줄 몰랐습니다. 그냥 어딘가에서 퍼온 글로만 알았어요. 잘 읽혔고 읽고 나면 세파를 헤쳐온 무언가가 있어서인지 공감이 갔어요. 어느 땐가는 시에다가 음악을 배경으로 깔아서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인공지능에다가 이 글에 맞게 곡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아침은 물론 한낮의 시간도 다 지나고 깜깜한 밤으로 달려가는 황혼을 지났을까 말까 하는 순간에도 이렇게 열심히 또 배우는 친구의 열정이 부럽기도 했답니다. “이 나이에 그걸 해서 무슨 의미?”라며 핑계를 대는 나 자신을 보면서요.

    얼마 전 시집을 내기로 했다면서 내게 글을 써 달라고 했습니다. 난감했습니다. “영문학과를 다니기는 했어도 단 한 줄의 시를 써본 적도 없고 시를 가장 어려워하는 내가 그러한 글을 쓸 수는 없다. 시집의 발문(跋文)은 문학평론가나 시인이 쓰는 게 좋다. 너의 작품이니 끝까지 정성을 다해 읽어보기는 하겠다. 행여 오탈자가 있으면 시인의 의도를 잘 모르더라도 내 의견을 적어 주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친구로서 꼭 써 달라는 말에 일단 시집 원고를 다 끝까지 읽었습니다. 읽는 동안 한 시인의 강연이 떠올랐습니다. “누구에게나 시적 순간은 있다!”라는 제목의 강연이었습니다. 강연의 내용을 다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서방’ ‘고새기 마을’ ‘닐니리 동네’ ‘빈 배추밭’ ‘하꼬방 촌’ 등의 시어가 들어 있는 시를 읽었고, 그 시를 중심으로 자기 시작의 바탕에는 유년의 체험과 기억이 깔려 있다는 그 핵심은 또렷이 떠오릅니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그 시인의 강연이 떠올랐던 것은 아마도 ‘본량댁’ ‘얼덕보와 통샘’ ‘삼도고향길’ 등 장소성이 분명한 시어들이 드러나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 강연 제목 “누구에게나 시적 순간은 있다!”에 나오는 그 ‘시적 순간’을 발현해 그 ‘누구’가 된 친구의 열정을 높이 사고, 부러움을 담아서 축하합니다. 그리고 이 황혼을 씩씩하게 지나서 깜깜한 밤에 다다라 삶의 마지막 불빛이 꺼질 때까지 그 ‘시적 순간’의 발현을 향해 끝없이 나아가길 응원합니다.

    - 나익주 (인지언어학자, 『은유로 보는 한국 사회』 저자)

    ***

    축하의 글 | 순박한 시골촌놈 시인되다

    뜻밖이었다. ‘뭐, 그가 시를 썼다고, 시집을 낸다고, 그가?’

    지금 그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정년도 지나고, ‘지공거사’가 된 지도 한 참 지난 어르신 세대의 시민이다. 그러나 사실이었다. 그는 시인이 되기를 마음 먹었고, 시집을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했다. ‘내야 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묻어 둬야 할 것인가?“를 그는 한동안 홀로 고뇌했을 것이다.

    시인이나 기성 작가들에게 물어보고 싶었겠지만, 그쪽 동네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동안 써서 간직하고 있던 작품들을 모아 봤다. 한 권의 시집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결단한 것이다. 누군가 읽어주고, 그가 품고 있는 생각과 공감한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전화를 받았다. 반세기 전, 학창시절의 친구라는 인연 때문에. 그는 시집을 낼 계획을 말했다. 최근까지 간헐적 만남은 있었으나, 그가 창작을 하거나, 시인을 꿈꾸리라고는 전혀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 그와 가까이 한 이들도 마찬가지. 기억을 상기하면, 그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고, 청장년이었고, 공직자였으며, 소시민 은퇴자였다. 젊은 시절부터 말 수도 적고, 점잖했으며, 행동도 모나지 않고, 꾸밈이 없는 지극히 평범하고 순박한, 시골 촌놈 출신이었다.

    나는 반가웠다. 대견스럽다는 느낌도 들었다. 나는 늘 시를 쓰거나 창작을 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주위에 시인인 친구 선후배들. 그들을 항상 존경해왔다. 그들이 시 한 편을 짓기 위해 자신과 무수히 싸웠고, 이겨냈기 때문이다. 친구도 자기와의 끊임없는 싸움을 했을 것이다. 시적 언어 속을 헤매는 날도 많았을 것이다

    한 편, 또 한 편의 작품들이 한 권의 책으로...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그가 보내준 작품을 읽었다. 공감이 갔다, 21세기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시인 친구’와 같은 세대로서, 우리의 생각과 행위의 뿌리는 유년시절의 추억이다.

    우리는 안타깝게도 사라지고 지나간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안고, 우리의 머릿속 기억이라도 영원히 간직하며 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보리 피리 불었던 일, 개울가 물장구 쳤던 일, 꼴망태 매고 들판을 누비던 일, 논바닥 썰매를 지치던 일. 불놀이 했던 일..... 사계절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농촌의 곤궁한 삶 속에서도 이를 굳건하게 이겨낸 어머니도 그의 기억 속에서 소중하다. 그의 작품은 이런 뿌리를 바탕으로 그는 사랑과 행복, 알찬 삶의 방향을 찾고 있다.

    첫 시집 간행을 축하한다. 또한 김병식 님이 시인 되심을 축하한다. 이렇게 작품이 세상에 나오게 되어서 얼마나 좋은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기와의 처절한 써움에서 이긴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이번 첫 시집을 계기로 더 좋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 임낙평 (한여름에 기후환경운동 하는 친구) 

    저자 소개
    저자 : 김병식

    광주시 광산구 삼도 출생. 원광디지털대학교 한방건강학과 졸업.
    시집 『이제야 보이는 나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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