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두 번째 책을 쓰면서
프롤로그: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 결정 과정(2014. 6~2017. 10)
PARTⅠ 동북아시아와 지정학
1장.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중요성
1. 지정학 측면에서 동북아의 행위자
2. 동북아 지정학의 역사적 전개
3. 한국의 동북아 안보 인식 변화
2장. 지정학 이론
1. 지정학의 정의와 발전
2. 대표적인 고전지정학 이론
• 마한-해양력(Sea Power, 1890)
• 매킨더-심장지대(Heartland, 1904)
• 스파이크만-림랜드(Rimland, 1941)
• 하우스호퍼-레벤스라움(생존공간, Lebensraum, 1920)
• 코마키 사네시게-일본 지정학 선언(1940)
3장. 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지정학적 변화 과정
1. 특징
2. 미국: 해양패권의 지정학
3. 중국: 대륙과 해양의 결합
4. 일본: 지정학의 침묵과 귀환
5. 러시아: 심장지대와 신유라시아주의
PART Ⅱ 동북아 주요 4국의 군사태세
4장. 미국
1. 일반개황
2. 미국의 국가조직
3.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4. 미국의 군사태세
5장. 중국
1. 일반개황
2. 중국의 공산당·국가조직
3. 중국의 국가안보전략
4. 중국의 국방정책과 국방개혁
5. 중국의 군사태세(무장태세)
6장. 일본
1. 일반개황
2. 일본의 국가조직
3. 일본의 국가안보전략
4. 일본의 군사태세(방위태세)
5. 미일안보체제
7장. 러시아
1. 일반개황
2. 러시아의 국가조직
3. 러시아의 국가안보전략
4. 러시아의 국방개혁
5. 러시아의 군사태세
PART Ⅲ 한국의 국가전략
8장. 한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 구상
1. 한국의 지정학적 시사점
2. ‘북방(北方)전략’
9장. 국가전략 과제
1. 국가목표와 장·단기 국가이익 설정
2. 국가전략·안보정책 결정체계 보완
3. 종합적·능동적 정보전략 추진
4. 적극적인 국방전략 추진
5. 국가 총력전 대비 비상대비체계 강화
6. 국제 협력 네트워크 확대 및 국민 참여 기반 강화
[본 문]
주한미군 사드 배치 논의는 단순한 군사적 판단을 넘어, 외교·정치·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국가안보정책의 대표적 사례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군사적 필요성은 분명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과 주민 저항, 국회 갈등은 정책 추진을 어렵게 만들어 군사적 효용성만으로 결정을 내릴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27쪽)
동북아는 지리적 요충지, 강대국 충돌 지대, 안보위기의 중첩 지대, 경제적 핵심지역이라는 복합적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한국은 동북아를 단순한 주변 지역이 아니라 국가 생존과 번영을 좌우하는 핵심 공간으로 인식해 왔다. (41쪽)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네 국가의 지정학적 변화 과정은 고전 지정학 이론이 단순히 과거의 학문적 유산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에도 국가전략을 규정하는 살아 있는 틀임을 보여준다. 각 국가는 자신들의 역사적 경험과 지정학적 조건 속에서 전략을 변화시켜 왔으며, 이러한 변화는 동북아와 세계 질서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특히 동북아는 네 국가의 전략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핵심지역으로 미국의 해양전략, 중국의 대륙·해양 복합 전략, 일본의 해양국가로의 재부상, 러시아의 신유라시아주의가 서로 맞물리면서 세계 지정학의 긴장과 협력, 경쟁이 집중되는 무대가 되고 있다. 따라서 동북아를 이해해야 세계 지정학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할 수 있다. (70쪽)
미국의 군 구조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문민통제 원칙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면서도 의회와 국방부, 합참이 상호 견제와 협력 속에서 국가안보정책을 결정·집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국가통수기구는 대통령의 최고통수권, 의회의 입법·재정권, NSC의 정책 조율, 국방부와 합참의 집행·자문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체계라 할 수 있다. (138쪽)
미국의 군사태세는 국가통수기구의 전략적 결정 → 국방부와 합참의 정책 조율 → 군종부의 전력 제공 → 통합전투사령부의 합동작전 수행이라는 흐름 속에서 구현된다. 이는 미군이 단일 군종 중심이 아닌 합동군제를 통해 세계적 군사력으로 기능하고 있는 미국 군사태세의 독특한 특징을 나타낸다. (139쪽)
중국인민해방군(People’s Liberation Army, PLA)이 국가의 군대가 아닌 공산당의 군대라는 점은 중국 헌법과 당 규약에 명시된 사실이다. 이를 위해 당 중앙위원회(CMC) 정치국 상무위원회(7명)가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통해 군에 대한 최고의 영도권과 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 당 총서기인 시진핑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맡고 있으며,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모든 군부 조직에 포진하여 당에 의한 통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각 제대별 작전지휘관과 정치위원이 병존하는 이원화 지휘구조와 다수의 부지휘관과 부부서장을 두어 상호 감시·견제·협조하는 합의체 형식의 지휘구조를 이루고 있다. (283쪽)
2025년 3월, 일본은 통합막료감부 이후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으로 평가되는 240명 규모의 ‘통합작전사령부’를 창설했다. 이는 방위대신 보좌와 작전지휘 기능을 분리하고, 복합재난 대응과 우주·사이버 등 새로운 안보 영역의 작전지휘 그리고 주일미군사령부와의 카운터파트(counterpart)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미국의 합참의장과 전투사령관 체계와 유사하며, 미일 연합작전에서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354쪽)
러시아 연방군(이하 러시아군)은 대통령을 최고통수권자로 하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구조이다. 대통령은 헌법과 관련 법률에 따라 국가안보 및 국방정책을 총괄하며, 전시 및 유사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핵무기 사용 권한을 보유한다. (중략) 국방부 장관은 군 조직 운영, 병력관리, 국방예산 집행, 군사외교 및 무기 개발 정책을 주도하며 총참모장 실질적인 작전지휘권을 보유한다. 군령권은 ‘대통령-총참모장-합동전략사령부(군관구)-작전부대’로 이어지고, 군정권은 ‘대통령-국방부 장관-각 군종·병종사령관’으로 이어진다. 제1국방차관을 겸직하는 총참모장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실질적 작전지휘와 전력 운영을 담당한다. (450쪽)
한반도의 분단은 이러한 지정학적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한다. 분단 상황에서는 한국이 대륙과 해양 어느 쪽으로도 전략적 확장을 추진하기 어렵고, 지정학적 공간을 반쪽만 활용하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통일은 단순한 영토적 통합을 넘어, 한국이 림랜드 국가로서 가진 지정학적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통일 한국은 만주와 연해주 방향으로 전략적 공간을 확장하고, 동시에 해양으로 진출함으로써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교량 국가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이 주변 강대국의 압력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행위자가 아니라, 동북아 질서의 균형을 능동적으로 주도하는 전략적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474~475쪽)
결국 지정학적 위치는 고정된 운명이 아니라, 한국이 어떤 선택과 설계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유동적 지도(地圖)이다. 한국은 주변 강대국의 압력에 휘둘리는 수동적 행위자가 아니라, 지정학적 공간을 능동적으로 활용하여 동북아 질서의 균형을 주도할 수 있는 전략적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의 지정학적 시사점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남북통일을 통해 지정학적 공간을 완성하고 전략적 확장을 추진함으로써 림랜드 국가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자립적 역량을 강화하고 동맹과 자율성을 병행하는 균형적 대전략을 구상함으로써, 단순한 억제 전략을 넘어 능동적으로 위협을 관리하고 국제질서 속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476쪽)
오늘날 한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외교적 확장이 아니라, 통일 이후 지정학적 공간을 완성하는 차원의 새로운 ‘북방전략’이다. 새로운 북방전략은 과거 북방정책의 외교적 성과를 계승하면서도 만주와 연해주 방향으로 경제·문화·산업적 협력 기반을 확장하여 통일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국가 대전략이다. (480쪽)